紙에 壽福과 旋律을 담다 - 이지민 (영은미술관 학예실장) (2014년)

박철 0 2,581

박철 초대전을 개최하며...

 

영은미술관은 2014년도 첫 전시로 국내한지 부조회화장르를 대표하는 박 철 작가의 초대개인<()에 수복(壽福)을 담다>을 개최합니다.

우리 옛 조상들이 사용하던 멍석이나 문틀떡살 등과 같이 오늘날 아쉽게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것을 차용하여 작품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 박 철 작가만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1991년도부터 작가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로서, ‘앙상블이란 이름으로 연구 되고 있는서로 성질이 다른 것을 한 화면에 병치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멍석이나 고서부터 바이올린첼로 등의 대비를 통해 우리는 그가 옛 것과 새 것의 조화토속적인 것과 근대적인 것 간의 접목에 얼마나 심취해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작가가 인고의 정성을 통해 화면 위에 펼쳐내는 절묘한 앙상블 속에는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온기가 느껴지는 심심(深心)과 수복(壽福)이 담겨져 있습니다.

한지 부조 회화라는 장르에 큰 획을 그어가고 있는 박 철 작가의 작품을 통해 그의 결실과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깊은 의미들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에 壽福을 담다>을 위해 좋은 작품을 출품해 주신 박 철 작가와 후원하여 주신 경기도 광주시 모든 관계자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현재와 과거를 잇는 그의 소박한 작품 이야기가 우리 가슴에 막연한 그리움과 따뜻한 온정을 싹트게 한다..”

 

 

Opening Park Chul’s Invitational Private Exhibition 2014

 

 

- Park, Sun Joo Director Youngeun Museum of Contemporary Art -

 

 

The Youngeun Museum of Contemporary Art opens the invitational private exhibition,‘ Longevity, Happiness and Melody Soaked in Paper’ of artist Park Chul, representing the genre of traditional Korean paper relief painting in Korea, as the first exhibition of the year of 2014.

Artist Park Chul, uses straw matting, doorframes and wooden tablets with various decorative designs, materials used by our Korean ancestors but are sadly being abandoned nowadays and he crafts a different story through his art. This exhibition will be a welcome opportunity to review his unique works. Since 1991, the artist is engaged in a new venture, matching different characteristics in one scene,

under the name ensemble. Through the contrast between straw matting and antique books to violins and cellos, we can conjecture much about how he has devotes himself to harmony between the old and the new and grafting traditional ways onto modern things.

The superb ‘ensemble’, releasing to the scene through the sincere endurance of the artist, a deep mind, longevity and happiness that seems to have a more true warmth than reality itself.

We hope you will enjoy a precious time reviewing the art and deep meanings inherent in the works of artist Park Chul, who paints a masterstroke in the genre of Traditional Korean Paper Reliefs.

Finally, we express our gratitude to artist Park Chul exhibiting his precious works and to all those who lent support to the exhibition ‘Longevity, Happiness and Melody Soaked in Paper’in Gwangju-si and Gyeonggi-do.

 

 

“The naive story telling of his art connects the past and the present, and causes vague longings and warm feelings to sprout in our hearts.”

 

영은미술관장 박 선 주 -

 

 

壽福旋律을 담다.

-영은미술관 학예팀장 이지민-

한지(韓紙): 오브제와 조우(遭遇)하다.

예부터 한지(韓紙)’는 닥나무()나 삼지닥나무() 껍질을 원료로 하여 뜬 전통 종이를 일컫는다. 그 용도에 따라 질과 호칭이 상이하며, 다양한 형태로 쓰여 지고 있다. 이렇듯 한지(韓紙)’가 지닌 고유성에 따라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종이를 일컬을 때 우리는 한지(韓紙)를 우선적으로 떠올린다.

작가는 유년 시절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오며, 전통 가옥의 창틀에 쓰이는 창호지 문살에 쓰이는 한지 작업에 대해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자연 채광이 스며드는 창호지 속 꽃잎의 아름다움을 잊을 수 없다는 그의 추억이 지금의 작품에 자연스레 스며들었으리라.

작품 속에는 드로잉이 없고, 동서양 다양한 물체의 형상들이 자유로이 보여 진다. 우리나라 농촌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멍석이나 떡살, 문틀, 부서진 와당 등 토속적이면서 옛 스러운 소재들이 지닌 요철이 한지부조로 재현되고 있다. 또한 전통 서양악기의 대명사인 바이올린, 첼로 등의 소재가 전통 한지부조 회화로 재탄생 되며, 옛 것과 새 것의 절묘한 조화가 지닌 그만의 회화적 를 잔잔히 뿜어낸다.

 

溫氣를 품은 한지 부조회화장르를 구축하다.

그가 한지 부조회화장르를 시작한 것은 1980년대이다. 당시 작가는 안동대 출강을 오가며 안동댐 건설로 인해 수몰될 위기에 처한 인근 시골 마을을 자주 드나들었다. 그 곳에 버려진 고가의 각종 문짝들, 부서진 와당, 허물어진 기와조각들과 말안장, 멍석, 여물통, 독과 단지 등을 보며 작가는 작품의 주 소재로서 확신을 가하여 그만의 기조방식, ‘한지 부조회화장르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1990년대부터 바이올린과 멍석, 맷방석 등의 형태를 그대로 캐스팅하여 한 화폭 속에 조화시키는 일명 앙상블시리즈가 등장한다. 한국의 전통적 고유미를 지닌 맷방석이나 멍석 등과 바이올린의 날렵한 곡선이 절묘한 어울림을 자아내며 서로 다른 문화권의 상징물들이 한지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새로운 조형미를 마음껏 펼쳐낸다. 자칫 매우 어색할 수 있는 대비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옛 것과 새것, 혹은 한국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 표면에서 그대로 느껴지는 요철은 작품에 쓰이는 재료들을 석고나 시멘트로 눌러 형태의 음각을 만든 뒤, 완전히 굳어진 형태 위에 한지와 고서적의 낱장들, 그리고 빈랑, 오배자, 정향, 도토리, , , 소목, 홍화, 황백과 같은 천연 염료를 조색 후, 10~30여회 짓이기고 두들긴 후에서야 비로소 작품의 완성본이 탄생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듯 자연(自然)에 의한 극히 우연(偶然)한 효과와 오랜 시간에 의해 변화된 느낌 즉 고연(古然)을 표현하고자 하고 있다. 이는 모든 물질은 시간에 의해 필히 소멸된다는 필연(必然)의 법칙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업에 활용되는 오브제 종류를 넘어 모든 작품에서 따스한 온기(溫氣)가 느껴진다. 이는 한지(韓紙)만이 지닌 상징성과 질료의 고유성이 모든 기조방식을 넘어 깊숙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것이며, 그에 수반되는 부소재의 상이함은 자연스레 그 속에 내재되어 있을 뿐이다.

이렇듯 작가는 그만의 특별한 기법을 유연하게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누구도 쉽사리 모방할 수 없는 한지 부조회화장르를 구축하였다.

 

壽福旋律을 담다.

동양과 서양의 절묘한 조화를담아오던 작가는 근자에 이르러 다시 한국적인 것으로 선회하고 있다. 떡살과 멍석을 매치함으로 그 속에 담긴 壽福 기원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고,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를 통한 직설적 선율과는 또 다른, 매우 은유적 선율을 자아낸다.

이는 작가가 수년간 인고의 과정을 겪으며 끊임없이 새로움을 창작해 가는 데 있어, 고도의 노력과 함축된 작업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박 철. 그만의 한지 부조회화장르가 구축되기 까지 우리는 수많은 작품의 흐름을 함께 관조해왔다. 이렇듯 지극히 한국적 질료인 한지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준 그이기에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세계로 뻗어나갈 그의 앞날에 거는 기대 또한 무한하다

 

 

박철은 토속적인 뿌리와 실험 정신의 양면성을 지닌 작가이다.

그 양면성이 충돌하고 때로는 파괴적인 분열을 일으키지만, 그 양면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룰 때, 그의 회화적 창조가 꽃을 피우는 것이다.“

 

-박물관 얼굴 설립자, 연출가 김정옥-

 

 

 

 

나는 韓紙가 마를 때 까지 自然, 偶然, 古然을 기다린다.”

 

-작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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